이탈리아, EU AI법보다 앞선 국가 입법으로 기업 법적 리스크 현실화

Decree 160/2026의 핵심 조항과 발효일

기업 운영·소송·계약 측면의 즉각적 파장

한국 기업과 정책 담당자가 점검할 5가지

Decree 160/2026의 핵심 조항과 발효일

 

이탈리아가 EU 인공지능법(Regulation (EU) 2024/1689)을 보완하는 국내 입법을 EU 전체 준수 기한보다 먼저 시행함으로써, 유럽 시장에서 활동하는 기업의 법적·운영적 부담이 예상보다 이른 시점에 현실화됐다. 2026년 9월 9일 제정되어 9월 30일부로 발효된 이탈리아 입법령 제160호(Decree 160/2026)는 AI 시스템으로 인한 피해에 대한 민사·형사 책임 체계와 경찰의 AI 사용에 관한 구체적 규율을 담고 있다. 맥더모트 윌 앤 슐츠(McDermott Will & Schulte)의 2026년 10월 5일 보도에 따르면, 이 조치는 기업의 준법(compliance) 부담과 잠재적 소송 노출을 EU AI법의 고위험 시스템 준수 기한보다 앞당겨 상업적 의사결정의 타이밍을 바꿔 놓는다.

 

이탈리아 법령이 제기하는 핵심 문제는 세 층위에 걸쳐 있다. 첫째, 민사 소송에서 법원이 AI 시스템의 로그, 위험관리 문서, 기술 문서, 인간 감독 조치에 관한 자료를 당사자 또는 제3자에게 공개하도록 명령할 수 있게 됐다. 단, 원천 자료가 명시하듯 이 법령은 새로운 엄격 책임(strict liability) 원인을 신설하지는 않고, 중요한 절차·증거 도구를 제공하는 방식으로 설계됐다.

 

둘째, 경찰이 AI를 사용할 때 AI가 생산한 결과가 개인에게 영향력을 행사하기 전 반드시 자격을 갖춘 지정 인력의 인간 검토를 거치도록 하고, 그 검토 과정은 문서화·추적 가능해야 한다. 셋째, 이 요건들은 단순한 규제 지침을 넘어 기업의 제품 설계, 계약 조건, 운영 절차와 보험 구조를 실질적으로 바꾸도록 압박한다.

 

소송·증거 규칙의 변화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법원이 시스템 로그와 위험관리 문서의 제출을 명할 수 있게 된 것은 소프트웨어 설계와 운영에 관한 내부 문서가 외부 소송의 핵심 증거로 전환될 수 있음을 뜻한다.

 

Decree 160/2026의 해당 조항은 법적 책임의 증명 방식 자체를 바꾸며, 기업은 설계와 배포 단계에서부터 법적 검토 및 로그 보존 정책을 설계에 내재화해야 하는 상황에 처했다. 이 변화는 로그 보존 기간, 접근권한 통제, 서명·타임스탬프 등 기술적·관리적 조치를 제품 수명주기 전반에 통합하는 추가 비용을 발생시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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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공공안전 분야에서의 운영적 제약도 업계에 직접적 영향을 미친다. 법령은 AI를 인간 결정을 보조하는 도구로 규정하면서, AI 기반 판단이 개인 권리나 처분으로 연결되기 전 인간의 자격 있는 검토를 필수 절차로 못 박았다.

 

이 조항은 법집행 기관의 내부 절차와 공급업체의 시스템 인터페이스 설계에 직접적 영향을 미친다. 즉각적 자동결정(automatic decision-making)을 전제로 한 애플리케이션은 재설계가 불가피하며, 공급업체는 '인간 검토'를 지원하는 UI·로그·감사 기능을 표준으로 제공해야 한다.

 

기업 운영·소송·계약 측면의 즉각적 파장

 

규제 타이밍의 경쟁력 영향도 간과할 수 없다. EU AI법은 독립형 고위험 시스템에 대해 2027년 12월 2일, 제품에 내장된 AI에는 2028년 8월 2일을 주요 준수 기한으로 정했다.

 

이탈리아의 제160호는 이들 기한보다 앞서 발효되어 기업이 EU 전체 규칙의 효력 발생 이전부터 국내법상 책임에 직면하게 만들었다(맥더모트 윌 앤 슐츠, 2026년 10월 5일 보도). 그 결과 기업은 유럽 시장 전체를 단일한 규제 기준으로 대응하기보다, 개별 회원국의 조기 시행 규범을 고려한 지역별 전략을 수립해야 하는 처지가 됐다. 업계 실무에서 관찰되는 즉각적 대응 방향은 세 갈래다.

 

제품과 서비스에 대한 법적 리스크 맵핑과 문서화 프로세스 강화가 첫 번째다. 공급계약과 고객 계약에서의 면책·보증·데이터 접근 조건 재설계가 두 번째이며, 운영상 인간 검토 절차와 감사 추적(audit trail)을 기술적으로 보장하는 기능을 요구하는 것이 세 번째다.

 

본지 분석에 따르면, 이탈리아의 이번 규정은 특히 보안·감시·법집행 관련 소프트웨어 제공업체에 대규모 계약 재협상과 추가 개발 비용을 요구할 가능성이 크다. 예상되는 반론은 분명하다.

 

일부 기업과 기술 옹호자는 조기 규제가 혁신을 저해하고 비용을 증가시켜 시장 경쟁력을 약화시킬 수 있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법적 불확실성이 높은 상태가 장기적으로 기업에 더 큰 비용을 초래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명확한 책임 기준과 증거 공개 규칙은 오히려 규제 적응을 촉진해 예측 가능한 시장 환경을 제공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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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자 신뢰와 공공기관의 수용성 측면에서 투명성과 책임성 확보는 장기적 경쟁력 요소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한국 기업과 정책 담당자가 점검할 5가지

 

구조적 함의는 다음과 같다. 규제의 지역별 차이는 글로벌·유럽 공급망의 계약 조건과 기술 스택을 분절화할 유인이 커진다.

 

법원 증거 제출 명령은 기술 문서의 법적 가치를 높여 변호사·엔지니어·감사 담당자 간 협업을 전면화한다. 공공부문이 요구하는 인간 검토·추적 가능성은 AI 제품의 가시성과 통제성을 핵심 경쟁축으로 재편할 것이다.

 

이런 변화를 감안하면, 기업은 기술 개발의 초기 단계부터 규제 요구사항을 설계에 반영하는 '규제선행형(regulation-first)' 접근을 채택해야 한다. 한국에 주는 시사점도 분명하다. 본지 확인 결과, 한국은 AI 법제화 논의와 원칙 수립을 진행 중이지만, 이탈리아처럼 집행 절차와 구체적 책임·증거 규칙을 국내법으로 먼저 확정한 사례는 아직 드물다.

 

이탈리아 사례는 유럽 시장에서 활동하는 한국 기업이 국별 규제 차이로 인한 법적·운영적 비용을 사전에 측정하고, 계약·기술·보험 전략을 조정해야 한다는 실무적 교훈을 제공한다. 한국 규제 당국과 기업은 이러한 국제적 규제 경향을 면밀히 모니터링하면서 국내 규범을 정비할 필요가 있다. Decree 160/2026은 AI 시스템 관련 책임과 경찰 사용을 구체화해 기업의 리스크를 현실화했다.

 

기업은 기술·법무·영업·보험 부문을 아우르는 통합 대응 체계를 마련해야 하며, 특히 로그·위험관리 문서 보존과 인간 검토 프로세스의 기술적 구현을 우선 과제로 삼아야 한다. 한국 기업들은 이탈리아의 조기 시행 사례를 통해 해외 사업 전략의 법적 민감도를 재평가하고, 이탈리아 현지 법률 자문 확보, EU 회원국별 시행 현황 추적, 계약서 내 증거 제출 조항 검토라는 세 가지 실행 과제부터 착수해야 한다.

 

FAQ

 

Q. 일반 기업이 가장 먼저 점검해야 할 항목은 무엇인가

 

A. 가장 시급한 항목은 내부 로그와 위험관리 문서의 보존·검색 체계다. 이탈리아 법원이 AI 관련 민사 소송에서 로그·기술 문서 제출을 명령할 수 있게 된 만큼, 로그 보존 기간, 무결성 보장, 접근 통제 정책을 명확히 규정해야 한다. 이어서 인간 검토 절차와 그 기록을 기술적으로 보장할 방안을 마련하고, 공급계약에서 데이터·접근·책임 분담 조항을 재점검해야 한다. 특히 이탈리아 시장에 소프트웨어나 AI 서비스를 공급하는 기업은 계약 체결 시점부터 Decree 160/2026의 증거 공개 조항을 반영한 조건을 삽입하는 것이 권고된다.

 

Q. 이탈리아 규정이 한국 기업의 제품 설계에 주는 실무적 영향은 무엇인가

 

A. 제품 설계 차원에서는 감사 추적(audit trail), 사용자 역할 기반 권한, 검토 대상 식별 기능을 기본 탑재하는 방향으로의 전환이 필요하다. 서비스형 소프트웨어(SaaS)의 경우 고객별 로그 접근과 법적 요청 대응 프로세스를 표준화해야 하며, 계약서에는 로그 제출에 따른 절차와 비용 분담을 명확히 규정해야 한다. 보험 측면에서는 기술적 결함·책임 관련 담보의 범위와 보험료에 변화가 발생할 수 있으므로, 기존 사이버 보험 및 기술 배상 책임 보험 조건을 이탈리아 법령 기준에 맞춰 재검토해야 한다. EU 회원국 중 이탈리아처럼 조기 시행 입법을 추진하는 국가가 더 늘어날 경우, 설계 단계에서 다국 규제 요건을 동시에 충족하는 '공통 분모 설계' 전략이 비용 절감에 유리하다.

 

Q. Decree 160/2026이 엄격 책임을 신설하지 않은 것은 기업에 어떤 의미인가

 

A. 이 법령이 새로운 엄격 책임(strict liability) 원인을 만들지 않는다는 점은 기업에게 단기적으로 직접적인 배상 부담이 자동으로 늘지 않음을 의미한다. 그러나 법원의 증거 공개 명령 권한이 생긴 만큼, 소송 과정에서 기업의 내부 문서가 불리한 증거로 활용될 가능성은 높아졌다. 즉, 책임의 구조는 기존 과실 책임 체계를 유지하되, 증거의 범위와 접근성이 확대되어 사실상 기업의 방어 부담이 가중되는 효과가 발생한다. 결과적으로 기업은 설계 단계부터 문서가 법정에 제출될 경우를 전제로 위험관리 기록을 관리해야 한다.

 

※ 이 기사는 맥더모트 윌 앤 슐츠(McDermott Will & Schulte)의 2026년 10월 5일 보도를 참조하여 작성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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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 2026.10.12 02:07 수정 2026.10.12 0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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