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서도 아이를 키운다” — 한부모 가정의 양육환경이 자녀 학습성과에 미치는 영향

건양대 웰다잉융합연구소, 전국 한부모 중고등생 가정 120가구 조사

[한국공공정책신문=김유리 기자] 대한민국의 한부모 가정이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이혼, 사별 등으로 홀로 자녀를 양육하는 부모는 이제 드문 이야기가 아니다. 그러나 ‘혼자서도 아이를 잘 키울 수 있을까?’라는 질문은 여전히 사회적 과제로 남아 있다.


건양대학교 웰다잉융합연구소와 한국여론리서치가 실시한 「한국형 웰에이징 모델 개발 및 사회 확산을 위한 1인 가구 설문조사」 중 (이혼·사별 후 중·고등학생 자녀를 둔 한부모 가정) 분석 결과에 따르면, 양육환경의 안정성과 부모의 정서적 지지가 자녀의 학습성과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부모의 정서적 공감, 일상적 대화 빈도, 학습에 대한 긍정적 태도가 높을수록 자녀의 자기주도 학습 수준이 향상되는 경향을 보였다.

또한 부모-자녀 간 신뢰와 소통이 잘 이루어지는 가정일수록 자녀가 학업 스트레스에 덜 취약했으며, 학교생활 적응력과 사회적 관계 형성 능력도 함께 높게 나타났다.

연구진은 “경제적 요인만으로 학습격차를 설명하기보다, 정서적 지지와 대화가 자녀의 학습성과를 결정짓는 핵심 요인으로 작용한다”고 분석했다.

이는 한부모 가정이 ‘부족한 환경’이 아닌, 관계의 질을 통해 회복력을 보여주는 양육모델로 전환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

 

■ “청결과 관심은 높지만, 학습지원은 한계 있어”


조사에 참여한 120가구 중 66.7%는 여성이었다. 이들의 대부분은 40~50대였으며, 중소도시(41.7%) 또는 대도시(44.2%)에 거주했다. 응답자의 절반 이상(60.8%)은 대학 졸업 이상 학력자였지만, 경제적으로는 월 300만~500만 원 미만이 42.5%로 가장 많았다.


▲조사에 참여한 120가구 중 66.7%는 여성(건양대학교 웰다잉융합연구소와 한국여론리서치) ⓒ한국공공정책신문


대부분 부모들은 자녀의 생활 전반에 세심한 관심을 보였다.

‘자녀의 몸이나 옷, 이불 등이 깨끗하도록 신경 쓴다’는 항목에서 75.8%가 ‘그렇다’고 응답했고, ‘자녀가 문제를 겪을 때 함께 해결하려 애쓴다’는 항목도 75.0%로 높았다. 그러나 ‘자녀의 학습계획을 함께 세운다’(31.7%)거나 ‘학습 진행을 정기적으로 점검한다’(35.0%)는 응답은 현저히 낮았다. 즉, 부모들은 자녀의 정서적·생활적 돌봄에는 적극적이지만, 구체적인 학습지도와 학업계획 관리에는 상대적으로 어려움을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시간적 제약과 경제적 부담이 학습 관련 개입을 제한한다”고 분석했다.


▲학습지도와 학업계획 관리에는 상대적으로 어려움(건양대학교 웰다잉융합연구소와 한국여론리서치) ⓒ한국공공정책신문


■ “정서적 지지는 여전히 강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부모 가정은 정서적 지지와 소통 면에서 높은 점수를 보였다.

‘자녀의 의견과 선택을 존중한다’는 응답이 81.7%,

‘중요한 결정을 내릴 때 합리적으로 조언한다’는 응답도 74.2%,

‘학교생활을 격려해준다’가 72.5%로 나타났다.

이는 한부모라는 환경적 제약 속에서도 부모-자녀 간 정서적 유대가 견고하게 유지되고 있음을 시사한다.

 

반면, ‘적성이나 능력 개발을 위해 시간과 비용을 투자한다’는 응답은 32.5%에 불과해, 정서적 지원에 비해 ‘자녀 역량 개발을 위한 실질적 투자’는 낮은 수준으로 분석됐다.


연구진은 “한부모 가정이 경제적 부담 속에서도 자녀의 감정을 존중하고 공감하려는 태도는 매우 긍정적”이라며 “이러한 정서적 안정감이 장기적으로 자녀의 자존감과 사회성 향상에 기여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정서적 지지와 소통 면에서 높은 점수(건양대학교 웰다잉융합연구소와 한국여론리서치) ⓒ한국공공정책신문


■ “협력성은 높지만, 학습집중력은 낮아”


자녀의 학습성과 항목에서는 흥미로운 결과가 나왔다.

‘다른 사람과 협력을 잘한다’는 항목이 58.3%로 가장 높았지만,

‘공부에 집중력이 좋다’(39.2%), ‘스스로 공부하려는 의지가 강하다’(38.3%),

‘학습에 흥미를 느낀다’(32.5%)는 응답은 낮았다.

‘어려운 과목에도 포기하지 않는다’는 항목 역시 30.0%로 저조했다.

 

즉, 한부모 가정의 자녀들은 대인관계 능력과 사회적 협력성은 높지만, 학업 몰입도나 자기주도 학습능력은 상대적으로 떨어지는 경향을 보였다. 이는 부모의 직접적인 학습 지원이 부족한 환경적 한계와 맞닿아 있다.


▲학업 몰입도나 자기주도 학습능력은 상대적으로 떨어지는 경향(건양대학교 웰다잉융합연구소와 한국여론리서치) ⓒ한국공공정책신문



■ 전문가 “정서적 유대+사회적 지원, 학습 성공의 두 축”


연구를 총괄한 김광환 소장은 “한부모 가정의 자녀 학습성과는 단순히 경제력의 문제가 아니라 정서적 지지와 사회적 관계망의 문제”라며 “가정 내 정서적 안정이 유지될 때, 학업 성취도 또한 개선될 가능성이 높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학교와 지역사회가 함께 ‘양육공동체형 지원모델’을 구축해야 한다”며 “학습지도, 심리상담, 돌봄 프로그램을 연계해 부모의 부담을 덜고 자녀의 학습 동기를 높이는 통합적 접근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작성 2025.11.24 16:10 수정 2025.11.24 16: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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